이-팔 분쟁과 중국의 대응
지난 6월 마흐무드 압바스(Mahmoud Abbas) 팔레스타인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중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오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화해를 중재한 데 이어서 중국은 전통적으로 미국이 지배해 왔던 중동 지역에서의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일환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 해결사까지 자처하고 나섰다는 평이 당시 주를 이루었던 것으로 보도되었다.
중국의 그러한 약속이 있은지 몇 달 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전례 없는 기습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지역의 갈등을 중재하겠다는 중국의 약속은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최소 1,200명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망하고 95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수천 명 이상이 부상당한 상황에서 중국은 양측 모두의 자제를 요구하는 원론적인 발표만 할뿐, 이스라엘을 공격한 하마스에 대한 비난은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2월 중동을 방문했을때 미국 주도의 중동안보 대안으로 중국 주도의 안보구상을 내세웠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에 대해 아직까지 공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세계의 평화 중재자로서 중국 정부가 전면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에 대한 중국 정부의 초기대응에 따라 중동 지역에서 중국의 실제적인 영향력이 얼마만큼 확대될 수 있을지를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제 분쟁 전문가들은 복잡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내기에는 그 지역에서의 중국의 경험 부족과 전문 지식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