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중국 신장 당국에 ‘뮬란’ 제작 협조에 대한 감사 표현으로 역풍 조짐
디즈니는 중국의 신장(Xinjiang) 당국이 “뮬란”을 제작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준 것에 대한 감사표시를 공개적으로 했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인권 유린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 정부 기관에게 디즈니가 공개적으로 감사 표시를 했다는 것은 디즈니측이 인권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고 하면서 거센 비난의 역풍을 온라인 상에서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디즈니(DIS)는 1998년 출시된 애니메이션에 대한 리메이크 작품으로 실제 배우들이 연기하는 “뮬란” 촬영에 있어서 여러 중국 정부 기관의 도움을 인정하고 있으며, 중국의 신장(Xinjiang) 당국을 언급했을때 여론은 급랭하기 시작했다. “뮬란”이 얼마 기간동안이나 신장에서 촬영됐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 영화를 작업한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와 인터뷰를 통해 현지에서 사람들을 스카우트하면서 촬영했다고 말하고 있다.
신장(Xinjiang) 주변지역에 있는 소수민족 수용소
미 국무부(US State Department)는 2015년 이후 무슬림 계통의 위구르족(Uyghurs)과 튀르크(Turkic)계 소수민족 중 무려 2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신장(Xinjiang) 지역의 거대한 재교육 수용소에 수감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내 지역 기관인 신장근처에 있는 터판 공안당국(Turpan Public Security Bureau)은 미국 정부에 의해 “인권침해와 학대”연루 단체로 공식 등록된 기관이다.
중국 당국은 신장에서의 위그르족과 튀르크족에 대한 그들의 탄압을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에 대처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것이라고 오랫동안 옹호해 오면서, 이는 중국 법과 국제 관례에 부합하는 조치라고 주장해오고 있는 중이었다. 아울러 중국측은 대규모 소수민족의 구금에 대한 비난은 “근거 없는 거짓과 헛 소문”이라면서 미국정부의 주장을 일축해 오고 있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화요일(9/8, 현지시간) 신장을 소위 “사회에 필요한 기술 교육 및 훈련 센터”라고 부르면서 그들의 구금조치에 대한 방어막을 치면서 그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신장과 “뮬란”촬영의 연결고리는 금요일(9/4) 디즈니의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인 Disney+에 출시된 이후 소셜 미디어에서 광범위한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인권 단체들은 디즈니가 이 지역에서 촬영을 진행 하면서 중국 정부와 어떠한 합의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공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뉴욕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인 아시아 소사이어티(Asia Society)의 아이작 스톤 피쉬(Isaac Stone Fish) 선임연구원은 “디즈니가 집단학살에 연루된 중국 내 정부부처, 특히 공안부서와 협력하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고 말했다.
뮬란 여 주인공 류이페이(Liu Yifei)의 경솔한 발언
디즈니는 “뮬란”이 현재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중국 박스 오피스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를 바랬다. 디즈니 스튜디오 모션픽처 프로덕션의 숀 베일리(Sean Bailey) 사장은 지난해 디즈니 엑스포 행사에서 “처음에는 학자와 전문가, 지역 출신 인사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고, 우리는 중국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중국관영 업체인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베일리는 “중국인 출연진뿐 아니라 중국 제작자를 데려와 함께 영화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여성 전사가 자신을 남자로 위장하고 아버지의 군 복무를 했다는 중국 전통 전설에 바탕을 둔 이 영화는 이미 논란과 좌절을 겪었다. 2019년 8월 홍콩의 민주화 운동가들은 주연 배우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홍콩 경찰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자 “뮬란” 보이콧을 요구했다.
중국 태생의 미국 시민권자인 “뮬란”의 여 주인공역을 맡아 연기했던 류이페이(Liu Yifei)는 자신의 공식 웨이보(Weibo) 계정에다가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이제 모두 날 공격해도 좋다. 홍콩, 이 얼마나 한심한가(I support the Hong Kong police. You can all attack me now. What a shame for Hong Kong)”라는 글을 올렸었다.
코비드 여파와 “뮬란” 내용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
그 후 지난 3월달, 디즈니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사태로 미국 영화관들이 문을 닫으면서 이 영화의 개봉은 연기될 수 밖에 없었다. 이 영화는 지난 금요일(9/4) 미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 Disney+를 통해 주문형식으로 30달러를 지불하면 볼 수 있게 되어있다. 이번 주말 중국 극장에서 이 영화는 첫 선을 보였지만, Disney+ 를 통해서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개봉을 둘러싼 논란은 다시 점화되었다. 홍콩, 태국, 대만의 민주화 운동가들은 작년 류이페이(Liu Yifei)의 발언 때문에 다시 한번 사람들에게 영화 보이콧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이 영화 원작의 전설인 “뮬란” 애니메이션 버젼에 대해서는 서구화적 관점과 불성실한 훈련 장면으로 인해 중국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
그러한 이유로 중국내에서는 이미 원작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고, 뮬란 애니메이션에서 그러한 정서를 가지고 있는 중국 관객들을 실제적인 연기로 영화화된 “뮬란”이 사로잡을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2019년 예고편 공개 이후에 이 영화가 “일본식 닌자 제스처와 중국식 고정관념을 혼합해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