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자의 “중국 국적” 언급하며 본인의 사업 관련 보도 무시한 주지사
네브래스카 주지사인 짐 필렌(Jim Pillen)이 자신이 운영하는 양돈 회사의 환경 문제에 대해 비판적인 뉴스 보도 기사를 쓴 한 기자가 중국 공산당 출신이라면서 해당 보도를 무시하자 큰 반발에 직면했다.
네브래스카의 비영리 뉴스 매체인 플랫워터 프리 프레스(The Flatwater Free Press)의 기자인 슈옌추(Yanqi Xu, 27)는 지난 9월 공화당 주지사인 짐 필렌이 소유한 돼지 농장에서 높은 수준의 질산염이 검출됐다는 기사를 작성한 후 보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슈가 작성한 기사에 따르면 짐 필렌이 운영하는 16군데의 돼지 농장에서 50ppm 이상의 질산염 수치가 검출됐으며, 이는 연방 정부가 안전하다고 간주하는 수치보다 5배 더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슈는 “고농도의 질산염이 지하수로 스며들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주지사에게 해당 질산염에 대해 설명해 줄 것을 요청하고 싶었고, 우리는 또한 주지사에게 네브래스카에서 증가하고 있는 질산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지 진심으로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슈는 주지사에게 여러 차례 해당 문제에 대한 답을 요청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면서 주지사의 딸이자 그 회사의 CEO인 사라 필렌(Sarah Pillen)이 ”우리는 네브래스카의 지하수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17명의 팀이 있다”는 말만 들었다고 전했다.
슈의 기사가 보도된지 4일만에 필렌 주지사는 라디오 방송국인 KFAB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문제와 관련된 입장을 요청받자, 그는 “나는 그 기사를 읽지 않았고 앞으로도 읽지 않을 것”이라며 “기자가 중국 공산당 출신인데, 뭐가 더 필요한가?”라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슈는 주지사의 발언에 대해 “문제의 본질을 비껴간 그의 대답에 굉장히 놀랐고, 내 배경과 출신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그에 대해서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슈는 저널리즘 석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2017년 미국에 처음 왔지만 코로나19의 때문에 중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이후 비자가 만료되자 데이터와 관련된 두 번째 석사 학위 공부를 시작했고, 학위를 마친 후 미국에서 3년 더 일할 수 있는 비자를 발급 받았다.
플랫워터 프리 프레스의 설립자인 매트 윈(Matt Wynn)은 성명을 통해 “누군가가 기자의 출신을 근거로 비난한 것은 그가 처음”이라면서 “나는 고용주로서 매우 화가 났으며, 무엇보다 우리의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는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플랫워터 프리 프레스 측은 이번 주 필렌 주지사에게 이메일을 보내 본인이 한 말에 대해 사과를 요청했지만, 그는 아직까지 응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아시아계 미국인 저널리스트 협회(Asian American Journalists Association)는 슈에 대한 지지 표명과 함께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 정부와 선출직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묻는 언론인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외국인 혐오 발언이나 편견 조장 발언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