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87세로 사망
페미니스트이자 진보 운동의 아이콘인 루스 바더 긴스버그(Ruth Bader Ginsburg) 대법관이 전이성 췌장암으로 사망했다고 금요일 대법원이 발표했다 (향년 87세). 긴즈버그는 여러 번 암과 투병해 왔으며, 그에 따라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받았다. 그녀는 7월달에 암 재발 사실을 발표하면서 병원에 입원했으나, 당시 계속 법관으로서 일할 뜻을 비치기도 했다.
존 로버츠(John Roberts) 대법원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역사적으로 위대한 법학자를 잃었고, 소중한 동료를 잃었다. 오늘 우리는 애도를 표하지만, 그녀는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결연한 의지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와 미래 세대들은 루스 배더 긴즈버그를 오래 기억할 것이다”고 말했다.
긴스버그는 지난 5월 담낭 질환 시술을 받던 중 병원 침대에서 법원의 구두 변론에 참여했었다. 긴스버그 대법관의 죽음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중의 집중적인 감시를 받게 될 매우 중대한 고등법원의 공석을 야기할 수 있다. 법정에서의 논리에 입각한 그녀의 격렬한 논쟁은 좌파 정치 진영과 젊은 페미니스트들에게는 영웅과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했다.
컬럼비아 로스쿨(Columbia Law School)을 1950년대에 졸업했던 뉴욕주 브루클린 출신의 그녀는 초기 변호사 시절 내내 미국의 성차별에 맞서 싸웠으며, 미국시민자유연합(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의 변호사로 일했다. 클린턴 정부 시절이었던 1993년 그녀는 연방대법원에 입성한 두 번째 여성이 됐다.
2018년 인기 다큐멘터리 영화인 “RBG“는 그녀의 경력과 생애에 관한 내용을 담고있으며, 글로리아 스타이넘(Gloria Steinem)을 포함한 다른 유명한 페미니스트들과의 인터뷰를 특집으로 다루었다. 그 다큐멘터리 영화는 아카데미 상과 영국 영화텔레비전 예술아카데미(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 – BAFTA) 후보에 올랐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이전이었던 여름에 긴스버그 대법관이 그를 비판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녀를 비판했다. 그는 당시 트위터에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우리는 긴즈버그 대법관을 진정한 판사들과 진정한 법률적 의견으로 덮어 버릴것(If I win the Presidency, we will swamp Justice Ginsburg with real judges and real legal opinions!)”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