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정부, 고용비자 프로그램(H-1B) 확대?
일론 머스크와 비벡 라마스와미(Vivek Ramaswamy)가 고도로 숙련된 근로자들을 위한 비자 프로그램 확대를 지지하는 글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올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프로그램과 관련된 논쟁이 시작되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의 효율적인 운영을 기치로 임명한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H-1B 비자로 고급 인력들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머스크가 소유한 회사를 포함한 미국의 기술 회사들은 효과적으로 고급 인력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 많은 외국인 고급 인력들을 고용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미국에서 H-1B 비자 프로그램은 매년 65,000명 정도의 고도로 숙련된 외국인 근로자들로 하여금 미국내에서 특정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고학력 학위를 취득한 근로자들을 위해서는 20,000여개의 비자가 추가로 부여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전문가들 역시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 H-1B 비자 프로그램은 첨단 기술 분야와 관련이 있는데, 미국에서 첨단 기술 분야는 특별히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다.
머스크와 라마스와미의 고용 비자 확대 정책
머스크는 수요일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미국 기술 기업들은 오늘날 미국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의 수를 두 배 이상 늘릴 필요가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들을 프로그램을 통해 영입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와 같은 일을 프로 스포츠에서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는 것과 비교했다.
그는 X의 게시물을 통해 “한 팀이 챔피언십을 거머쥐길 원한다면 어디서든 최고의 인재들을 영입해야만 한다. 그럴경우, 그 팀은 게임에서 최종 우승할 수 있는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목요일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 “합법적인 이민 프로그램을 통해 상위 0.1%의 엔지니어들을 영입하는 것이 미국이 게임에서 계속 승리하는 데 필수적”이라면서 “미국은 이 게임에서 오랫동안 우승해 왔고 계속 우승하기 위해서는 프로 스포츠 팀과 같은 생각으로 이 일을 감당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일론 머스크 역시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으로 건너온 사람들 중 한 사람으로서, 그 역시 미국에 온 후 H1-B 비자를 받고 미국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 이민 온 1세대 이민자의 아들로서 미국에서 태어난 라마스와미 역시 머스크와 뜻을 같이하면서 그는 목요일 “미국 문화는 너무 오랫동안 탁월함보다 평범함을 중시해 왔다 (적어도 90년대부터, 아마도 그 이상). 한 사람의 탁월함은 대학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학 올림피아드 챔피언보다 무도회 여왕을, 졸업생 대표보다 운동선수를 찬양하는 미국 문화는 최고의 엔지니어를 배출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머스크와 라마스와미의 이와같은 주장은 일부 민주당원들로부터도 지지를 받았다.
머스크와 라마스와미의 주장을 비난하는 MAGA 지지자들
하지만 그들의 메시지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정책을 제한하고 미국인들의 우선 고용을 장려할 것으로 기대했던 트럼프의 가장 충성스러운 MAGA 지지자들의 분노를 사고 말았다.
극우 활동가인 로라 루머(Laura Loomer)와 보수적 평론가로 널리 알져진 앤 콜터(Ann Coulter), 그리고 전 연방 하원의원인 매트 게이츠(Matt Gaetz)와 같은 충성스러운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두 기술 기업가들의 그러한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게이츠는 목요일 한 게시물에 “우리는 그들에게 이민 정책을 그들 마음대로 조작하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고 적었다. 전 유엔 대사인 니키 헤일리 역시 그들의 주장을 비난하면서 목요일 한 게시물을 통해 “미국의 노동자들이나 미국인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국경 지역에서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들을 원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가 이를 증명하고 있으며, 우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아닌 미국인들의 고용을 우선시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입장
트럼프는 그의 대통령 첫 임기 동안 외국인 근로자들의 미국 체류 비자 획득에 대한 접근을 대폭 제한하면서 H-1B 프로그램 운용 또한 대폭 제한하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힌 바 있었다.
트럼프는 2016년 당시 H-1B 비자 프로그램은 미국 기업들이 “미국 근로자들을 낮은 임금으로 대체하려는 목적으로 노동력이 싼 외국인 근로자들을 미국으로 데려오는 저열한 방법”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하지만 2024년 미국 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일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가장 최근 트럼프는 미국에서 일하기 원하는 고도로 숙련된 외국인들과 관련하여, 트럼프는 지난 6월 올인(All In)이라는 팟캐스트 방송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일부 대학을 졸업한 외국 사람들에 한해 자동으로 그린카드를 받게해 이 나라에 머물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H-1B 비자 정책에 대해 생각을 바꾼 이유
그렇다면 대통령 임기 초반에 H-1B 비자 정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해 오던 트럼프는 왜 생각을 바꾸게 된 것일까?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무섭도록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첨단 산업 발전이 큰 영향을 끼친것으로 추측된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와 정책적 지원하에 인공지능과 5G 및 통신기술, 그리고 반도체 및 전기차(EV)와 배터리를 포함하여 우주 기술 및 양자 기술, 그리고 로봇 기술과 관련된 자동화에 엄청나게 빠른 발전을 이루어 나가고 있으며, 일부 첨단 기술은 미국보다 훨씬 앞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첨단 기술 중 일부 분야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기술적 제재로 인해 글로벌 경쟁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 또한 중국 정부에게는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외국인 대학 졸업자들의 영주권 취득은 극히 제한적
사실상, 트럼프가 팟케스트 방송을 통해 밝힌 미국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들에 대한 영주권 허용은 첨단 기술 분야의 전공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국한될 수 있으며, 이슬람 국가들이나 반미 또는 반유대인 정서를 가지고 있는 아랍 국가에서 온 학생들에게는 허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유학 온 유학생들의 경우에도 중국의 스파이 활동과 관련된 이슈로 인해, 미국내에서 거주할 수 있는 영주권 발급이 제한적일 수 있다.
최근 미국의 여러 대학들은 외국인 학생들에게 1월달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에 캠퍼스로 돌아올 것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일부 대학교에서는 트럼프가 집권할 당시 유학생들의 미국 입국이 어려워진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면서 되도록 겨울 방학이 끝나기전 일찍 돌아올것을 권고하고 있다.
2023년과 2024년도에 110만 명이 넘는 외국인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등록한 것으로 보고된 가운데,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복귀할 경우, 주로 무슬림 국가 출신자들에 대한 입국 금지령 확대와 함께, 반미 및 반유대주의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비자를 취소하는 등 보다 강경한 이민 정책이 예상되고 있다.
비록 트럼프가 지난 6월 팟케스트 방송을 통해 미국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들에게 자동적으로 그린카드를 부여하겠다고 약속했을지라도, 그는 그 제안을 언급한 이후 공개적으로 또 다시 언급한 적이 없으며, 그의 새 행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