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2살 딸 살해 혐의 남성, 오늘 사형집행 예정
텍사스 주는 목요일(10/17/2024) 20년 전 2살 딸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로버트 로버슨(Robert Roberson, 57)에 대한 사형집행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로버슨의 변호사는 그에게 선고된 사형판결이 잘못된 선고라는 주장과 함께 이제 로버슨의 사형집행 여부는 흔들린아기증후군(shaken baby syndrome)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
로버슨의 변호사는 “그의 딸인 니키 커티스(Nikki Curtis)는 당시 패혈증과 함께 진행된 이중 폐렴으로 사망했으며, 여러가지 약물의 과다 투여로 병세가 더욱 악화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로버슨이 그의 딸인 니키를 병원에 데려갔을 때, 의사와 간호사는 니키의 머리에 있는 멍자국과 그녀의 몸에 상처가 있다는 사실 및 심각한 뇌 부종과 눈 뒤쪽의 출혈등을 근거로 그녀에 대한 학대 정황이 의심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그의 변호사는 “당시 병원에서 내려진 결론은 오진이었으며, 당시 병원에서 딸의 사망에도 로버슨이 아무런 감정도 없는 것처럼 보여졌기 때문에 그가 범죄에 연루됐을 것이라는 쪽으로 판단된 것 같다.”면서 “그러한 그의 태도는 2018년까지 진단되지 않은 자폐증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텍사스 교정당국은 목요일 로버슨에 대한 사형집행을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의 변호인단은 “그에 대한 사형이 집행될 경우, 그는 흔들린아기증후군에 근거해서 사형이 집행된 미국의 첫 번째 사형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흔들린아기증후군(shaken baby syndrome)이란?
흔들린아기증후군은 미국 소아과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Pediatrics, AAP) 측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진단명이다. 1970년 중반에 처음으로 인정된 이 증상은 지난 15년 동안 일종의 학대로 인한 두부 외상으로 분류돼 왔다. 다시 말하자면, 아동의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파의 광범위한 개념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아동들의 학대로 인한 두부 외상은 일반적으로 아동의 부모나 보호자가 어린이를 격렬하게 흔들거나 둔기로 가격할때 발생할 수 있으며, 5세 미만 어린이의 아동 학대 사망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로버슨의 변호사는 흔들린아기증후군에 의해 커티스가 사망한 것이 아니라 다른 병으로 사망했다는 점 또한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흔들린아기증후군(shaken baby syndrome) 논쟁
2009년경 흔들린아기증후군이 두부 외상으로 이어진다는 결정은 법조계 및 의학계의 일부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 강조되었고, 미국 소아과협회 역시 2020년 그 점을 인정한 바 있다.
많은 형사 담당 변호사들 역시 소아과 의사들이 학대적 두부 외상을 결정하는 방식을 너무 단순화 했다고 지적하면서 아동 학대를 결정하는 데에는 많은 요소들이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흔들린아기증후군과 관련된 의학적 상황을 법률적으로 적용할 때 격렬한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에 예정된 로버트 로버슨의 사형 집행 또한 해당 사안과 관련된 것이다.
한편, 면죄를위한국가등록(National Registry of Exonerations) 부서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내 최소 17개 주에 있는 법원들과 1992년 이후 미 육군은 흔들린아기증후군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32명을 무죄로 선고했다고 밝혔다.
두 살 배기 니키 커티스(Nikki Curtis)의 사망
로버슨은 그의 딸인 니키를 2002년 1월 31일 텍사스주 팔레스타인(Palestine)에 있는 병원으로 데려갔고, 당시 그녀는 숨을 쉬지 않은 상태에서 피부는 파랗게 변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니키가 병원에 간 지 하루 만인 2002년 2월 1일 로버슨은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당시 병원의 의료진은 니키의 몸에 있는 상처를 본 후 아동 학대를 의심해 한 간호사가 경찰에 신고했다. 그 사이 니키는 헬리콥터를 타고 댈러스에 있는 어린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세 자녀를 둔 로버슨은 니키가 사망한 지 불과 두 달 전에 니키에 대한 양육권을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니키는 대부분 외조부모의 보호아래 있었지만, 로버슨이 양육권을 주장하자 외조부모는 순순히 로버슨에게 양육권을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로버슨은 수사관에게 “2002년 1월 30일 외조부모 집에서 니키를 집으로 데려온 후 영화를 보고 니키와 같은 침대에서 잤다.”면서 “밤에 니키의 울음소리에 깨어나 보니 니키가 침대에서 떨어져 있었고, 당시 그녀의 입술에 피가 묻어 있는 상태에서 턱 아래에는 멍이 들었다.”고 말했다.
로버슨은 이후 2시간 동안 니키를 지켜보면서 그녀가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잠에 들었지만, 아침에 일어났을 때 니키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댈러스 병원의 아동 학대 소아과 전문의인 재닛 스콰이어 박사(Dr. Janet Squires)는 경찰에게 “니키는 아동 학대의 피해자이며 흔들림충격증후군의 징후가 보인다.”고 소견서에 적었다. 니키의 부검을 실시한 댈러스 카운티 검시관 역시 “니키는 둔기에 의한 두부 손상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선처 없는 아동 학대 범죄
미국은 한국과 달리 아동 학대로 인한 사망 사건에 있어서는 그 처벌 수위를 매우 높게 책정하고 있다. 20년전 로버슨이 두 살 배기 딸인 니키 커티스를 사망에 이르게 한 정황이 있다는 의료진의 소견서 만으로 사형선고가 내려질 정도로 미국은 아동 학대에 대한 형량이 매우 가혹하다.
특별히 텍사스 주는 캘리포니아와 달리 법이 엄하다는 것과 사형집행 또한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주로서, 1976년 이후 텍사스 주에서는 598명에 대한 사형집행이 이루어졌다. 그 다음으로 사형집행을 많이 한 주로는 오클라호마로서, 1976년 이후 125명에 대해 사형이 집행되었다.
미국에서도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양론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많은 주들이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텍사스주가 포함된 20개가 넘는 주들은 아직도 사형제도를 유지하면서도 사형집행 또한 빈번하게 해 오고 있다.
사형을 집행하기전 억울한 점이 없는지를 철저하게 가려내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늘 사형 집행이 예정된 로버트 로버슨은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로서 그의 운명은 흔들린아기증후군이 어떻게 해석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