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 사형 예정된 미주리 주 수감자의 절규
미주리 주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마셀러스 윌리엄스(Marcellus Williams, 55)로 알려진 수감자의 사형 집행을 막으려고 세인트루이스(St. Louis)의 한 지방 검사가 윌리엄스의 사형 집행에 대한 부당함을 미주리 주 법원에 제출했지만, 주 법원에서 목요일(9/12/2024)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셀러스 윌리엄스는 1998년 집에서 칼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전직 신문 기자인 펠리시아 게일(Felicia Gayle)을 살해한 혐의와 관련하여 사형선고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해당 사건에 대해 한사코 무죄를 주장해 오고 있었지만, 이제 그는 사형 집행을 채 2주도 남겨 놓지 않고 있다.
마셀러스 윌리엄스에 대한 사형 집행은 2024년 9월 24일에 집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2001년 윌리엄스의 재판을 담당했던 세인트루이스 검찰청은 지난 1월 제출한 이견서를 통해, 해당 사건의 결정적 증거물에서 채취된 DNA가 심하게 훼손돼, 검사 결과가 윌리엄스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검찰 측은 증거물에서 채취된 DNA가 손상됐기 때문에 그의 무죄를 입증하는 것도 어렵게 됐지만,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것 또한 무리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주리 주의 브루스 힐튼(Bruce F. Hilton) 판사는 목요일 판결문에서 “윌리엄스는 이미 1급 살인 혐의와 관련하여 사형이 선고되었으며, 그의 무죄를 입증할만한 어떠한 증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당시 살인에 이용된 칼이 악의적으로 훼손됐다는 증거 또한 법원에 제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형 집행의 신중함이 요구되는 이유
마셀러스 윌리엄스가 26년 전 사람을 죽였다는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사형을 집행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든다. 왜냐하면 사형은 적어도 어느정도 뒷바침 될 만한 증거물이 존재하는 선에서 집행되야만 그나마 무고한 사람이 억울하게 사형 당하는 것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형 제도를 찬성하느냐 또는 반대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한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를 법으로 결정함에 있어서 아무런 증거도 없이 사형을 집행했을 경우, 그 사람이 범인이 아니라면 그렇게 사형당한 사람의 죽음은 누가 책임져야 되는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사형제도에 관해 연구하는 사형정보센터(Death Penalty Information Center)가 보고한 바에 의하면 1973년 이후 사형을 선고받은 사람들 중 최소 200명 가량이 사형이 집행된 후 무죄판결을 받았으며, 그 중 4명의 사람들이 미주리주에서 억울하게 사형집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사형 집행에 대한 입장 차이
윌리엄스의 사형 집행 여부는 2018년 검사로 취임하고 현재는 민주당 소속으로 연방 상원의원에 출마한 웨슬리 벨(Wesley Bell) 지방검사와 공화당 소속의 미주리 주 법무장관인 앤드류 베일리(Andrew Bailey) 사이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미주리 주 법무장관실은 “윌리엄스가 범행 당시 사용했던 칼은 법 집행 기관의 많은 사람들이 만지거나 증거 확인 과정에서 여러 명의 사람들이 다루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웨슬리 벨 지방 검사는 윌리엄스의 사형과 관련된 이견서에서 “해당 사건과 관련된 두 명의 신뢰할 수 없는 정보원들은 각각 법적 문제에 직면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더욱이 일만달러의 보상금이라는 인센티브까지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벨 지방 검사는 목요일 판사의 판결에 “엄청나게 실망했다”며 “윌리엄스의 유죄 판결에는 훼손된 증거물뿐만 아니라 일목연하게 문서화된 부정직성이 더욱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베일리 주 법무장관은 벨 지방검사가 지난 1월달에 제출한 윌리엄스의 사형 집행과 관련된 이견서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새로운 DNA 검사 결과는 윌리엄스를 무죄로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형수 변호인단의 대응 및 미주리 주지사의 반응
윌리엄스의 변호인단 중 한 사람인 트리샤 로조 부쉬넬(Tricia Rojo Bushnell) 변호사는 “세인트루이스 검찰 측은 윌리엄스의 재판이 불공정하고 편파적이었다는 압도적인 증거 때문에 윌리엄스의 유죄 판결을 취소하기로 입장을 모았다.”고 말했다.
로조 부쉬넬 변호사는 “이제 우리는 윌리엄스 씨의 잘못된 처형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옵션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미주리 주 법원이나 마이클 파슨(Michael Parson) 주지사가 무고한 사람을 처형하는 불의를 저지르지 않도록 막는 시간이 조금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미주리 주 법에 따르면, 판사는 이전에 법원에서 판결된 사건에 대해 신뢰를 훼손하거나 헌법적 오류가 명확하게 존재한다고 판단될 경우, 검찰에서 제기된 유죄판결 취소를 허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소속의 마이클 파슨 주지사 사무실은 목요일 “일반적으로 예정된 처형 날짜로부터 최소 24시간 전에 사면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윌리엄스의 변호사들이 주지사 측 법률팀과 만나 사면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또한 연방 법원 시스템을 통해 항소할 수 있다.
미국의 사형집행 현황
2023년 현재 사형제도는 미국의 24개 주에서 합법적으로 집행되고 있다. 그러나 사형이 허용된 주들이라 할지라도 사형을 집행하는 빈도수에 있어서는 주들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캘리포니아, 오리건, 펜실베이니아 주들은 사형집행이 합법적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주들의 주지사들은 사형집행에 대한 유예령을 발효해 실제적으로는 사형집행이 중단됐으며, 오하이오 주 역시 사형집행이 합법적이지만 집행은 보류된 상태이다.
버지니아 주는 2021년도에 사형제도를 완전히 폐지했으며, 미국의 22개 주와 컬럼비아 특별구(District of Columbia) 역시 오래전에 사형제도를 완전히 폐지했다.
미국에서 사형제도가 법적으로 허용된 주들
- 앨라배마
- 애리조나
- 아칸소
- 캘리포니아(유예령 발효)
- 플로리다
- 조지아
- 아이다호
- 인디애나
- 캔자스
- 켄터키
- 루이지애나
- 미시시피
- 미주리
- 몬태나
- 네브래스카
- 네바다
- 노스캐롤라이나
- 오하이오(사형 집행 보류)
- 오클라호마
- 오리건(유예령 발효)
- 펜실베이니아(유예령 발효)
- 사우스캐롤라이나
- 사우스다코타
- 테네시
- 텍사스
- 유타
- 와이오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