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양성자들, 미군 입대할 수 있는 길 열려
미국의 한 연방 판사가 화요일(8/21/2024) 내린 판결문에 의하면, 미 국방부는 HIV 양성자들의 미군 입대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판결해 논란이 일고 있는 중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논란의 여지가 되어 온 HIV 양성자들의 미군 입대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의 한 연방 판사는 미 국방부의 HIV 양성자들에 대한 미군 입대 거부와 관련된 규정을 무효화 시켰다.
미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3명의 HIV 양성자들
HIV 양성자들의 미군 입대 제한 정책과 관련된 이의 제기는 지난 몇 년 동안 미군에 입대 또는 재입대를 시도하려던 HIV 양성자들 3명에 의해 제기되었고, 그들 모두는 현재 HIV 양성자들에 대한 미군 측 규정 때문에 미군에 입대할 수 없었다.
해당 소송의 원고 중 한 명인 이사야 윌킨스(Isaiah Wilkins)는 조지아주 방위군에서 복무하던 중, 미 육군 예비부대에 입대하려고 했지만, 신체검사 과정에서 HIV 양성자라는 사실이 밝혀져, 입대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이름을 밝히지 않은 다른 두 명의 원고와 함께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다.
윌킨스는 화요일 성명을 통해 “이 문제는 나를 포함하여 미군에 입대하고자 하는 HIV 감염자 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라며 “나라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꿈을 HIV 양성자라는 사실 때문에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차별없이 군에 입대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HIV 양성자들의 입대 허용과 미 국방부의 부담
미 국방부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다양한 주장을 내세웠는데, 그 중 HIV 양성자들의 군 입대를 허용할 경우, 그들에게 처방되야 하는 약물 요법 준수에 따른 비용 부담 및 약물로 HIV 양성 군인들을 제대로 치료하고 관리하지 않을 경우, 바이러스가 재발할 수 있는 위험성을 이유로 들었다.
HIV 치료를 위한 항레트로바이러스(antiretroviral) 약물 요법은 매우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HIV 양성자들은 해당 약물에 대한 비용 절감을 위해 보다 싼 제네릭(Generic) 약물로 처방전을 받거나 의료보험 가입을 통해 비용을 경감시킨다.
사실상, HIV 양성자들 입장에서는 미군에 입대할 경우, 미 국방부가 제공하는 여러가지 혜택들 중 HIV 바이러스와 관련된 약물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비용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미 국방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면, 한 두 명도 아닌 많은 HIV 양성자들이 입대를 요청해 올 경우, 그들과 관련된 비용 부담은 그야말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게되는 것이다.
의료 기술의 발달로 HIV 바이러스 통제 가능
레오니 브링케마(Leonie Brinkema)로 알려진 판사는 미군에 입대하려는 HIV 양성자들에 대한 미 국방부의 금지 조치와 관련하여 “현대 과학은 혁신적으로 HIV 치료를 개선시켰다”며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무증상 HIV 양성자는 군 임무를 온전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링케마 판사는 2022년 이번 사건과는 별개인 두 건의 관련 케이스에서 HIV 양성자가 미군 장교로 입대하거나 해외에 파견되는 것을 자동적으로 금지하는 미군 측 규정을 철폐하라고 명령했었다.
이후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HIV 양성자가 더 이상 미군 지도부에서 복무하거나 해외에서 복무하는 것을 자동으로 금지하는 규정을 폐지할 것이라고 간략하게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HIV는 침과 땀, 그리고 눈물등으로 전염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HIV 양성자와 함께 운동을 하거나 욕실을 공유한다해도 전염되지 않는다면서, HIV의 전염 경로는 대부분 항문 또는 질 성교와 주사기 바늘의 공동 사용을 통해 감염된다고 밝혔다.
CDC에 따르면, 항레트로바이러스(antiretroviral) 요법의 약물은 HIV 양성자들의 바이러스 보균율을 매우 낮은 수준이나 검출되지 않는 수준으로 억제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HIV 양성자라고 하더라도 항레트로바이러스로 처방된 약물 요법이 적용될 경우, HIV 바이러스의 활동이 억제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성행위 또는 다른 사람과 주사기를 공유한다 할지라도 HIV 바이러스가 상대방에게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