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로 악명높은 미국 항공사 승무원들의 실수
미국 국적의 항공기를 타고 여행을 하다 보면 궁금한 점이 생긴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한 승무원들은 모두가 한결같이 깔끔하면서도 서비스 질 또한 상당히 좋게 느껴지는데 반해, 미국 항공사들의 승무원들은 뭔가 칙칙하면서도 서비스 질 또한 좋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
물론 서비스의 질에 상관없이 항공 요금이 저렴하다면야 그깟 서비스 질이 좀 떨어지는 것 정도는 감수할 수 있겠지만, 미국의 항공사들이 책정한 항공 요금에 비해 기내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은 상당히 낮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런데 항공기 승무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은 둘쨰 치고라도, 만약 본인이 탑승한 항공기의 승무원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하거나 모욕적이고 굴욕적인 대우를 받는다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생각만 해도 혐오스럽고 분노가 치밀어 오를것이다.
충격적인 유나이티드 항공사 직원들의 태도
그런데, 실제로 미국 풋볼의 전설로 불리어지는 테럴 데이비스(Terrell Davis) 전 풋볼 선수가 지난 토요일(2024년 7월 13일), 유나이티드 항공기를 이용하면서 한 승무원에게 얼음물 한 잔 달라는 요청과 함께, 그의 신체를 가볍게 건드렸다는 이유만으로 법집행기관에 의해 체포됐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많은 언론 매체들이 전하고 있다.
내셔널풋볼리그(NFL) 명예의 전당에까지 이름이 올랐던 유명한 전 풋볼 선수가 미국 항공기 내에서 이러한 푸대접을 당하는데, 소수 민족이면서 일반인 승객들은 어떨까라는 걱정아닌 걱정이 앞선다.
당시 데이비스는 그의 아내와 두 아들, 그리고 딸과 함께 캘리포니아로 여행을 떠나고 있던 중이었다. 데이비스는 기내 승무원들에게 얼음 물 한 잔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승무원들이 그의 요청을 무시한 채 그냥 지나쳐 버리자 한 승무원의 팔을 가볍게 두드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그 승무원은 “때리지 말라”는 짜증섞인 말투와 함께 서둘러 비행기 앞쪽으로 갔으며, 데이비스를 포함하여 그의 주변에 있던 승객들은 그 승무원의 태도에 크게 당황해 했지만, 이후 데이비스는 비행 내내 그 승무원과 전혀 접촉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스가 탄 비행기가 캘리포니아의 오렌지 카운티에 착륙하자 항공기 조종사는 모든 승객들에게 “자리에 계속 앉아 있으라”는 요청과 함께, FBI와 법집행기관 요원들이 기내에 들어와서 데이비스에게 수갑을 채웠으며, 당시의 상황은 기내에 있던 수 많은 승객들에 의해 영상으로 녹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당한 일을 겪은 데이비스 가족
데이비스의 아내인 타미코 데이비스(Tamiko Davis)는 수요일 오전 ABC의 “굿모닝 아메리카(이하 GMA)”에 출연해 “너무 황당한 일을 겪어 아직도 그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는 말로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데이비스는 당시 자신이 “중죄인처럼 취급당했다”면서 당시 데이비스를 체포하던 법 집행 요원들은 그에게 “저항하지 말고 조용히 가자”라는 말을 했으며, 요원들에 의해 체포된 데이비스는 결국 무혐의로 풀려나게 되었고 그를 체포한 요원들은 그에게 정중하게 사과했다고 데이비스는 전했다.
데이비스는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적법한 절차나 이유없이 내게 수갑이 채워지는 모습을 지켜보던 내 아내와 두 아들, 그리고 딸이 받았던 상처는 결코 되돌릴 수 없다”고 썼다.
FBI 로스앤젤레스 현장 사무소는 토요일 오렌지 카운티의 존 웨인 공항에 착륙한 비행기에서 데이비스를 체포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해당 사건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공식적으로 기소되지 않은 사안이라 더 이상 거론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에 대한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대응
데이비스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유나이티드 항공사 측이 본인에게 직접 사과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수요일 아침 “GMA”를 통해 말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 측은 월요일 저녁 CNN을 통해 “이 문제를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에서 승무원의 실수가 드러나 그 직원을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 항공사 측은 CNN에 “이것은 우리가 제공하려는 서비스가 아니며 데이비스 씨에게 사과하기 위해 연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데이비스는 “GMA”에 “그들은 내 변호사에게 연락했지만, 나에게 직접 사과하지는 않았다”며 “그들은 진심으로 사과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시카고 소재 법률 회사의 파트너이자 데이비스의 변호사인 파커 스티나(Parker Stinar)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항공기에서 벌어진 사건은 말하기에도 끔찍하고 충격적”이라며 “우리는 이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할 계획이며 이 문제와 관련하여 유나이티드 항공사에게 계속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데이비스를 향한 승무원의 반응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승무원은 데이비스가 얼음물을 달라면서 그의 팔을 살짝 건드렸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신고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그 승무원은 데이비스의 지명도가 이정도일줄은 몰랐을 것이라는 추측이 앞선다.
만약 해당 승무원이 데이비스가 이전에 유명한 풋볼 선수였으며 사회적으로도 지명도가 꽤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더라면 그를 그렇게 함부로 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것만을 보고 말한다면, 평범하면서도 소수민족 계통의 승객들은 유나이티드 항공을 이용할시, 승무원들을 굉장히 조심해서 대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테럴 데이비스는 누구인가?
데이비스는 1995년부터 2001년까지 덴버의 브롱코스(Broncos) 팀과 함께 NFL에서 7시즌을 뛴 선수로서, 브롱코스 풋볼팀이 1998년 1월과 1999년 1월에 두 번의 슈퍼볼 우승을 차지하는데에 기여한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NFL 시즌 기간 동안 무려 2,000야드 이상을 돌진했던 단 8명의 런닝백 선수들 중 한 명에 속해 있으며, 그는 첫 번째 게임을 치루면서 MVP로 선정되는 영예를 거머쥐기도 했었다.
그린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를 상대로 펼쳐진 그의 첫 번째 경기에서 그는 157야드를 돌진하면서 31대 24로 브롱코스가 승리하는데 기여했으며, 해당 게임에서 3개의 터치다운을 기록했다.
해마다 행해지는 풋볼 경기에서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을 선정하는 프로볼러(Pro Bowler)에 3번씩이나 선택된 데이비스는 2017년에는 프로풋볼명예의전당(Pro Football Hall of Fame)에 그 이름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