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난 구조대원들의 만성 피로에 따른 재난 대처 위기
미국의 비상구조대원들(Emergency Rescue Workers)은 사실상 국가의 문제 해결사의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들은 홍수 및 허리케인과 산불, 그리고 전염병과 같은 다양한 재난을 대처하는데 필요한 전문 인력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너무 많은 업무량과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만성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중이라고 전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책임자인 피트 게이너(Pete Gaynor)가 CNN의 사설란을 통해 밝혔다.
비상구조대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비상관리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일해 왔다는 게이너는 헌신적인 재난 대응 전문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다면서도, 미국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재난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그들에게 엄청난 부담감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강조했다.
게이너는 “더욱이, 최근 몇 년 동안 비상구조대원들은 기후위기와 맞물려 급증한 여러가지 재난에 따른 전통적인 업무외에도 또 다른 종류의 많은 일들이 더해져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업무량이 늘어남에 따라, 재난 발생시 경중의 우선순위 조차도 결정하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게이너에 따르면 미국의 비상구조대원들은 코로나19 및 에볼라와 같은 질병 발생에 따른 사후 관리는 물론, 미국 남부 국경에 몰려드는 난민들의 관리 및 정착을 포함하여 노숙자들의 관리 임무까지 도맡아 왔지만, 새로운 업무 환경 파악과 함께 나름대로 그 일들을 잘 처리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게이너는 대통령 및 카운티의 책임자들과 주지사, 그리고 시장 및 비즈니스 리더들로부터 엄청나게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 달라는 요청까지 받아 왔었지만, 미국 비상구조대원들의 DNA에는 그러한 요청을 거부할만한 배짱이 없는것 같다고 덧붙였다.
게이너는 “그들은 아무리 지치고 본인이 어떠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할지라도, 일단 재난이 발생하거나 어떠한 문제가 생길 경우, 무조건 나서서 뭔가 하려는 DNA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재난을 대처하고 관리하는 인력 공백의 심각성
미국의 정부회계감사원(이하 GAO)이 출간한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초 FEMA의 재난 대처 인력은 약 35% 부족한 상태에서 운영돼 왔다면서, 사상 최고 수준의 재난 발생 빈도수에 비해 FEMA는 현재 심각한 인력난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GAO에 따르면 2020 회계연도에 재난을 대처하는 인력들 중 20%가 일자리를 떠났다고 밝히면서, 그들이 떠난 이유는 전염병 발생과 자연 재해 발생시, 그들에게 주어진 많은 업무량으로 인한 압박감과 피로감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엄청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재난 전문 인력
비상구조대원들은 오랜 근무 시간과 어려운 근무 조건하에서 극심한 신체적 피로를 가진채 살아가고 있으며, 이는 정신적인 트라우마와 함께 우울증 으로까지 발전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국립외상센터(National Center for PTSD)의 보고서에 의하면, 재난 구조 대원들의 우울증 비율은 최대 53%에 달하며, 만성적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트라우마와 함께 재난 구조대원들은 위급한 상황하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1년 비상관리저널(Journal of Emergency Management)에 발표된 재난 구조 인력들의 정신상태를 검토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해당 인력들의 절반 가량이 탈진 또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정서적 피로감이 극에 달해, 판단력이 매우 감소했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적자와 고질적 인력난에 시달리는 재난 관리 조직
2024년 현재까지 미국에서는 홍수 및 폭풍을 포함하여 110억 달러 규모의 재해가 발생하고 허리케인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이는 지난해 발생한 28건의 재난 건수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되었다.
피트 게이너는 그러나 재난의 규모에 관계없이 재난 대응에는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인적 자원이 엄청나게 필요하다면서, 기후변화라는 엄청난 변수가 재난 발생을 더욱 가속화 시킴으로서 구조대원들의 업무량과 그에 따른 인적 비용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도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더욱이, 오피오이드 위기 및 노숙자 관리등의 비전통적인 업무까지 구조대원들에게 할당되면서 그들의 피로감은 더욱 높아졌고, 이로 인한 이직율 때문에 재해전문인력의 고갈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발생한 재해 복구는 자금과 인력이 현저하게 부족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다.
쉽고 보수가 많은 쪽으로 이직하는 구조대원들
무엇보다 구조대원들을 향한 무리한 요구와 함께 재난 상황하에서 선정적인 방송까지 더해져, 구조대원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점점 더 복잡하고 까다로워진 과도한 업무를 짊어진 구조대원들은 결국 자신의 임무를 포기하는 상태에까지 이르게 된다.
피트 게이너는 많은 재난 구조 인력들이 이와 같은 이유로 떠나가고 있기 때문에 재난 발생시 미국 지역사회의 안전은 더욱 위태로워졌다고 경고하면서,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에서 재난이 급증하고 있지만, 전문 구조 인력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피트 게이너는 또한 능력있는 재난 구조 대원들은 더 나은 급여와 여유롭게 일할 수 있는 민간 부문으로 떠나고 있는 중이며, 또 다른 구조 대원들은 9시에서 5시까지 근무하는 정부기관을 찾아 떠나고 있는 중이라면서, 조기 은퇴를 결정하고 있는 구조대원들 역시 점점 많아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재난 발생시 부족한 인력난을 위한 솔루션
재난 위기 상황하에서는 재난 대처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절대 필요하지만, 재난 전문가들이 없을 경우에는 재난과 관련된 문제 해결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사회적 위기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그래서 재난이 발생한 후 비상구조인력에 절대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미국 각지의 재난대비시스템을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앞으로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큰 낭패를 겪을 수 밖에 없다고 게이너는 경고했다.
피트 게이너는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 각지의 지역사회 주민들은 그들의 지역 의원들과 주 의원들, 그리고 연방 의원들에게까지 재난과 관련된 자금 확보를 최우선적으로 삼아줄 것을 주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EMA 및 각 지역에 산재해 있는 비상관리조직에 적절한 자금 지원 및 전문 인력들이 배치되야야만 한다는 의미이며, 아울러 지역사회 주민들은 항상 준비하는 마음으로 재난 발생시 간단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비상구조대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곳은 Ready.gov이며, 재난 발생시 각 지역사회 주민들이 기본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비상구조인력들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뿐만 아니라, 꼭 필요치 않은 구조요청을 하지 않음으로써, 재난 대응 담당자들이 더욱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재난 복구 및 구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