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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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계 미국인 동성애 엘리트 의사의 커밍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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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계 미국인 동성애 엘리트 의사의 커밍아웃

Courtesy Saju Mathew via CNN

사주 매튜라는 의사(Dr. Saju Mathew)는 인도계 미국인으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오는 듯 했으나, 자신의 성 정체성을 스스로 인식한 다음부터는 가장 보수적이면서도 완고한 인도 가정의 전통을 깨 부수는 것은 물론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 밖에 없었던 과정을 CNN을 통해 밝혔다.

사주 매튜는 나이지리아의 남인도 정교회 기독교(Orthodox South Indian Christian)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라났다. 그는 당시 자신을 검은 피부에 곱슬머리의 왼손잡이 아이로서, 불행하게도 인도 소년의 특징에서 많이 벗어나 있었던 것으로 회상했다.

동성애적 성 정체성 때문에 파탄난 결혼 약속

무엇보다 그는 자신과 같은 의사 직업을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을 중매로 만나 결혼까지 약속했었지만, 동성애자인 자신의 성 정체성 때문에 그녀와의 결혼 약속을 파탄낼 수 밖에 없었던 자신의 운명을 담담하게 글로 담아냈다.

1999년 8월 애틀랜타에 있는 그래디(Grady) 병원에서 인턴으로 교대 근무를 하고 있던 그는 결혼을 약속했던 여인과 1년여 간 지속돼 오던 관계를 막 깨뜨릴 참이었다면서, 그 여성 또한 인도의 보수적인 전통 가정에서 자라났으며, 그의 부모가 소개해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동성애적 정체성을 수년 동안 비밀에 부쳐 오다가 결혼을 앞둔 싯점에서 커밍아웃과 함께 그녀와의 결혼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본인의 사정을 그녀에게 말했고, 그의 이야기를 다 듣고난 그녀는 처음에는 현실을 극구 부정하다가 결국에는 그의 입장을 이해해 주었다.

그는 엄격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미래는 결혼을 포함하여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태어난 순간부터 이미 결정돼 있었고, 인도의 오랜 전통인 중매결혼으로 그 여인을 만났지만, 슬프게도 그 여인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녀와의 결혼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인도의 중매결혼 전통

한 연구 기관이 보고한 바에 의하면 2020년 인도 신규 결혼의 68%가 중매 결혼이며, 2023년에는 44%로 그 수치가 조금 감소했다고 밝혔다. 인도에서의 중매결혼은 우선 지역사회의 가족과 친구들이 추천을 하고, 서로간에 관심이 없으면 또 다른 사람을 물색한다.

매튜는 자신의 가족과 친척들중 모든 남자와 여자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중매 결혼을 해왔다면서 “나는 이러한 전통을 깨뜨린 첫 번째 인물이며, 이로인해 엄청난 대가를 치뤄야만 했다”고 밝혔다.

인도에서 결혼은 안정의 상징이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그런데 매튜는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가질 수 없고, 무엇보다 동성애자라는 사실 하나 만으로 아무리 놀라운 성취 또는 업적을 이루었다 해도 모든 것이 부정되는 인도 전통 문화의 압박감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자신의 성 정체성에 의문이 들기 시작한 시점

매튜는 “나는 학교에서 우리 반의 다른 소년들 같지 않았다. 나는 여성에게 성적인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여성들, 특히 어머니와 자매들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고 그들과 더욱 가깝게 지냈다”며 “나는 11살 때부터 내 성 정체성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한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문제는 기도하고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향해 집중하면서 달려가다 보면 잘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아프리카를 떠나 미국에서 의과대학을 다니기로 결심했고, 그러면 훨씬 더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오랫동안 결혼을 연기할 수 있는 명분으로 삼았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와중에도 그의 성 정체성은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 그는 대학에서 4년 동안 열심히 공부한 후 전액 장학금을 받았으며, 마침내 애틀랜타에 있는 명문 모어하우스(Morehouse)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결혼을 전제로 한 약혼자와의 만남

그는 이후 에모리 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가정의학 인턴십을 시작했으며, 그 때 그의 가족은 그에게 결혼할 때가 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는 레지던트 1년차가 막 시작되었을 무렵 약혼녀를 만났다. 당시 그의 약혼녀는 의과대학의 마지막 해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와의 첫 만남에서 그녀가 그를 좋아하지 않기를 바랐었지만, 그녀는 그를 마음에 들어했던 것으로 그는 전했다. 그의 가족 또한 그녀를 무척 좋아했으며, 결혼 상대자로서 나무랄데가 없음은 물론 그와 공통점이 너무 많았던 것으로 그는 당시의 그녀를 회상했다.

매튜와 전 약혼녀는 둘 다 인도 밖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의사이면서 심지어 음악과 테니스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꿈꾸던 상대가 바로 이러한 사람이었지만, 자신의 성 정체성 때문에 그녀를 사랑할 수 없다는 점이 무척 아쉬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시에 “매우 슬프고 화가났다”면서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하는 여자를 사랑해야만 하는 전제가 너무 싫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몇 번 만난 뒤, 500명이 넘는 하객들이 모인 약혼식장에서 그녀의 손가락에 약혼 반지를 끼워 주었다.

그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그의 인생뿐만 아니라 그녀와 주변 사람들의 삶도 망칠 것이 두려웠다. 그의 약혼녀는 레지던트 생활을 위해 2000년 6월 애틀랜타로 이사했다.

그 둘의 결혼식은 몇 달 후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그는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는 죄책감에 휩싸이다가, 가깝게 지내는 유럽 계통 친구들의 조언을 받아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사람은 본인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모든 상황을 정리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당시 새벽까지 계속된 길고 긴 약혼녀와의 대화 끝에, 그의 약혼녀는 마침내 그의 상황을 받아들였다. 처음에는 그의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그들이 결혼한 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잠재적인 문제에 대한 가능한 모든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결국 그녀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약혼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CNN에 글을 기고하게 된 동기

그는 CNN에 이러한 글을 쓸 힘을 얻는 데 수십 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LGBTQ 커뮤니티의 남아시아 구성원들이 본인과 같은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CNN에 이러한 글을 기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하나님의 섭리를 확신하고, 그가 받아왔던 고난의 의미와 통상적인 가정의 틀에 매일 필요성이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면서 “그러나 모든 문제 해결에는 정직함이 수반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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