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니아 열차에서 성폭행 당한 여성을 방치한 승객들에 대한 분노
펜실베니아 남동부 교통국(SEPTA)의 열차안에서 성폭행 당한 여성을 위해 911에 신고하거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당시 승객들은 오히려 그 장면을 각자의 핸드폰을 이용해 촬영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후, 미국의 보편적인 도덕성이 붕괴 됐을뿐만 아니라 이제 미국 사회에서는 여성들의 안전은 보장될 수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여성승객에 대한 끔찍한 “성폭행” 사건을 오락적 렌즈를 통해 스크린이라는 매개체로 걸러내고자 했던 당시 승객들의 불안한 충동은 제 삼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고사하고 쾌락과 자극에 무뎌진 비인간적 사회 구성원들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불안한 마음과 함께, 과연 미국은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에 더해 회의감과 자괴감 마저 들게끔 만든다.
이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성폭행 사건은 당시 승객들의 신고가 아닌 해당 열차 직원의 911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서 성폭행 범을 체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차 승객들을 인간성이 결여된 사람들이라고 비난하기 전에 우리들 각자 역시 이번 사건을 통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무엇이 있는지 자문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SEPTA 열차안에서의 성폭행 사건은 1964년 뉴욕 퀸즈에서 발생한 키티 제노베스(Kitty Genovese)사건과 유사한 것 같다고 밝혔다. 당시 38명의 사람들은 제노베스가 칼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는 장면을 목격했지만, 단 1명만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밝혔다. 당시 심리학자들은 제노베스의 살인을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의 전형적인 예로 지적했다.
방관자 효과는 범죄 현장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목격자가 많을수록 경찰에 신고할 확률은 낮아진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그 사건이 발생하고 수 십년이 지난 후, 38명의 목격자라고 일컬어지던 사람들은 당시 발생했던 사건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기사를 내 보냈다고 CNN은 사설을 통해 밝혔다.
이번 열차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2012년 뉴욕 지하철에서 발생한 적이 있다. 당시 한 젊은 여성이 뉴욕 지하철에서 성폭행을 당했지만, 당시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은 그 사건에 개입하거나 신고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며, 그 중 한 사람은 해당 성폭행 장면을 휴대폰을 이용해 촬영하고 녹화한 후 포르노 사이트와 여러 웹사이에 업로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CNN의 사설에 따르면, 사람들은 소셜미디어가 각자의 삶을 공유하고 서로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매개체로 사용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실제로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매체는 사람들간의 진실한 삶의 공유보다는, 삶을 포장하고 개인적 관심사를 높이는데 대부분 이용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인터넷 기술은 오히려 사람들 사이의 공감을 더 해치고 사람들을 더욱 사악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본 내용은 CNN의 사설을 토대로 작성된 문장입니다.